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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금융 빅데이터 전쟁]③ 인재영입 전쟁...선진국은 인재 블랙홀, 우린 넋 놓고 있어[2017.6.14]
등록일 : 2017.08.01 09:38 조회수 : 551

[금융 빅데이터 전쟁]③ 인재영입 전쟁...선진국은 인재 블랙홀, 우린 넋 놓고 있어

 

  송기영 기자http://image.chosun.com/cs/article/2011/title_author_arrow_up.gif

입력 : 2017.06.14 06:00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통계학 석사를 마친 김영진·손은경 부부(37·36·가명)는 최근 현지 빅데이터 분석 전문 핀테크 기업에 취업했다. 부부는 이 회사에서 인공지능(AI)이 빅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한다. AI가 어떤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를 모델로 만드는 것이다. 부부는 현지에서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발굴하는 직업을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통한다.

국내에서 대학을 마친 부부는 당초 석사를 마치고 국내로 돌아올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빅데이터 관련 엔지니어만 채용하지 김씨 부부처럼 통계 전공자는 선호하지 않았다. 미국 기업과 국내 기업의 연봉도 3배나 차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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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씨는 “빅데이터 분석은 막대한 양의 데이터에서 어떤 정보를 찾아 어떻게 분석해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알고리즘은 수학의 영역이고 특히 데이터를 관리하는 통계 전문가가 반드시 필요한데, 국내 기업은 사정이 다른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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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전쟁은 ‘인재 전쟁’이다. 빅데이터가 4차산업혁명의 핵심 분야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관련 인재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빅데이터 인재 영입을 전문으로 하는 헤드헌팅업체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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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와 카이스트 등 관련 전공자들은 졸업 이후 대부분이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에 취업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까지 글로벌 빅데이터 인재를 진공 청소기처럼 빨아들이면서 국내 빅데이터 인력 엑소더스(많은 사람들이 짧은 시간에 특정 장소를 빠져나가는 현상)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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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카이스트 산업대 교수는 “우수한 인재를 모을 수 있는 기업이 수익을 독점하는 상황”이라며 “미국과 중국은 다양한 지원을 통해 해외 우수 인력을 빨아들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블루칼라 인력만 수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 빅데이터 전쟁]③ 인재영입 전쟁...선진국은 인재 블랙홀, 우린 넋 놓고 있어

◆ 글로벌 인재 빨아들이는 미국과 중국…인재 육성에도 대규모 예산 투입

국내 4차산업혁명 인재 유출은 심각한 수준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에 따르면, 이공계 박사 인력 해외 유출자(추정치) 2010 8080명에서 2013 8931명으로 늘었다. 2006 5396, 2008 6190명 등 이공계 박사 인력의 해외 유출 증가세가 계속되는 것이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국적 이공계 박사(사회과학 제외)를 추정한 결과 2006 3397, 2008 4337, 2010 5799, 2013 6344명이었다.

국내 4차산업혁명 인재는 태부족 상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육성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2014년 기준 한국의 과학기술 관련 학사 이상 졸업자 규모는 약 123000명으로 미국의 467000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고 일본(152000) 독일(18200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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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나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과학 분야로만 제한하면 미국과 9배 격차가 났다. 인재 유입 능력은 세계 49위에 그쳤으며, 두뇌유출지수는 46위로 집계됐다. 배출되는 인재도 부족한데 그마저도 해외로 계속 유출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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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유출의 원인 중 하나는 국내 기업 풍토에 있다는 지적이다. 빅데이터 전문가들이 기업에서 주로 부수적인 역할만 담당하고 있어 스스로 역량을 키울 동기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빅데이터 산업이 아직 개발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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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창의적 인재들이 국내에 정착하거나, 유입이 촉진될 수 있는 정책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민간부문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 환경 조성, 비자제도 개선을 포함한 이민제도의 개선 등 유연한 노동시장의 창출 등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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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들은 자국내 대학을 졸업한 인재 외에 해외 국가의 빅데이터 관련 전공자에게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이 서울대나 카이스트를 대상으로 졸업생 추천을 요구하기도 한다. 현지 대학 학위가 있어도 해외 유학생은 채용을 꺼렸던 과거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그만큼 글로벌 빅데이터 인재 영입이 치열하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미국 IT 분야에서 일하는 국내 대학 졸업생이 수천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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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에서도 인재 영입 열기가 뜨겁다. 미국 월가의 금융사들은 빅데이터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수십만달러의 연봉을 제시하고 개인 사무실까지 제공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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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도 빅데이터 인재 육성에 적극적이다. 미국 정부는 차세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 엔지니어 육성을 위해 대학 간 공동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복합적인 데이터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트레이닝그룹에 200만달러를 지원했고, 버클리 대학에 기반을 둔 빅데이터 프로젝트에 1000만달러 기금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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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데이터 인재 블랙홀될 중국…이미 국내 전문가에 물밑 작업 중


국내 금융사의 빅데이터 전문가로 근무하는 최모(44)씨는 최근 국내 헤드헌팅업체로부터 중국 기업 취업을 추천받았다. 이 기업은 최씨에게 억대 연봉은 물론 이주비, 자녀 교육비, 고급 주택 등을 지원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최씨는 “조건이 지나치게 좋아 처음에는 사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픽=조선일보DB

▲ 그래픽=조선일보DB

몇주 후 중국 현지에서 이 기업의 채용 담당자가 직접 최씨를 만났다. 이 담당자는 당초 헤드헌팅업체가 제시한 것보다 더 좋은 조건을 들고 왔다고 한다.

최씨는 “개인 사정과 재취업 제한 문제 등으로 일단 고사했지만, 상황을 봐서 이직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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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최씨의 경우처럼 중국 기업이나 대학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는 국내 빅데이터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중국이 빅데이터를 국가 육성 산업으로 추진하면서 그만큼 관련 인재도 필요한 것이다. 중국은 빅데이터 산업을 제13 5개년 계획(13·5 규획, 20162020)의 집중 육성대상으로 지정하고 세계 데이터의 허브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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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자국민 우선주의’와 반(
) 이민 공약을 주창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미국의 인재 영입이 주춤하자 이 틈을 중국이 파고 들고 있다. 최근 중국은 적극적인 이민 정책을 펼치며 고급 인재 영입에 뛰어 들었다. 중국 인민일보에 따르면 정부는 글로벌 인재 채용 확대를 위한 새로운 이민정책을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장용석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글로벌정책연구센터장은 “중국이 미국에 있는 과학자들을 대거 유치하는 전략을 쓸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 정부도 치밀한 우수 인재 유치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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